반전의 주인공, 루
지난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따끈따끈한 신작 액션 스릴러 영화 <루>를 주말을 통해 감상했습니다. 이웃집에 살고 있던 아이가 실종되자 찾아 나선다는 간략한 영화 소개만을 접하고 영화 감상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유독 무뚝뚝하고 냉기가 도는 주인공 루의 모습을 보자마자 주인공 루에게서 무엇인가 반전의 모습이 있을 것이고, 그것이 이 영화를 끌고 가는 핵심적인 요소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뻔한 스토리가 전개될 것 같은 느낌은 있었지만, 그래도 주인공 루와 같은 캐릭터가 왠지 정감이 가서 흥미롭게 지켜보았습니다. 저는 이런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제이슨 스타덤과 같이 퉁명스럽고 차가워 보이지만 대단한 실력을 숨기고 있고 마음도 따뜻한 반전이 있는 캐릭터 말입니다. 이번 영화 루의 주인공은 앨리슨 제니라는 여배우가 맡았습니다. 1959년에 보스턴에서 출생한 배우이며, The West Wing(1999) / American Beauty(1999) / Finding Nemo(2003) / Juno(2007) 등의 작품으로 이름을 알렸다고 합니다.
숨기고 싶던 루의 과거
외딴 섬 변두리에서 반려견과 함께 홀로 살고 있는 루는 70세 가까이 되어 보이는 할머니입니다. 하지만, 총으로 사슴을 사냥하는 모습은 보통 솜씨가 아닌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웃집에는 해나라는 이름의 젊은 여성이 어린 딸 비와 살고 있습니다. 해나가 살고 있는 집은 루가 임대를 준 집입니다. 마을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루는 해나에게 집 임대료를 내라고 독촉을 합니다. 아무리 집주인이라지만 어린 딸과 어렵게 살고 있는 해나에게 조금 모질게 대하는 것 같았습니다. 해나에게 무엇인가 말을 하려다 말고 그냥 집으로 돌아서는 루에게는 무슨 생각이 있나 봅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루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거실 한 구석의 의자에 앉아 장총을 입에 가져다 댑니다. 그때 갑작스레 누군가 문을 급히 두드립니다. 해나입니다. 자신의 딸 비가 실종되었다며 보안관에게 전화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폭풍우 때문에 전화기는 소용이 없다고 말하며 루는 아무 망설임 없이 총과 옷을 챙기고 밖으로 나갑니다. 루의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자 엔진룸을 열어본 루, 이상한 장치가 째깍거리는 것을 보고 급히 해나에게 차에서 내리라고 합니다. 루의 차는 여지없이 폭발합니다. 해나는 비를 납치하고 차에 폭탄까지 설치한 범인이 특수부대 출신인 자신의 남편 필립이며 우리가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숲 속에 남겨진 범인의 흔적을 능수능란하게 쫓는 루도 마찬가지로 어딘가에서 훈련을 받은 사람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의심스러운 남자 두 명이 총을 들고 지키고 있는 오두막에 루가 조심스레 접근합니다. 빗물에 머리와 얼굴을 적시고 숲 속에서 개를 찾다 길을 잃어버린 도움이 필요한 할머니인 척 연기를 합니다. 오두막 안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거구의 남자 두 명을 상대로 싸우는 루, 늙어서인지 조금 힘겨워 보였지만 결국은 남자들을 쓰러뜨립니다. 루는 오두막에 남겨져 있는 이상한 쪽지를 품 속에 숨기고 추적을 계속합니다. 깜깜해진 밤, 루는 필립과 비가 있는 곳을 발견하고 접근하지만, 어둠 속에서 기다리고 있던 필립과 사투를 벌이게 되고 루와 필립의 관계가 드러납니다. 해나는 필립과 싸우다 입은 루의 상처를 치료해주다 엄마라고 쓰인 쪽지를 발견하게 되고, 드디어 루의 입을 통해서 숨기려 했던 과거가 드러납니다. 과거 CIA이었던 루가 적과의 사이에서 필립을 낳았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잡혀가는 필립을 버리고 돌아온 것입니다. 평생을 엄마 루에 대한 원망과 복수심을 품고 살았던 필립은 과거 자신이 당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을 자신의 딸에게 벌이며 루를 끌어들인 것이었고, 등대 위에서 폭탄을 터트려 다 함께 죽으려 합니다. 하지만, 루는 해나와 비를 안전하게 피신시키고 해변에서 필립과 싸우다 CIA 헬기의 총을 맞고 함께 죽음을 맞이합니다. 루와 아들 필립은 서로 부둥켜안은 채 마지막 길을 함께 합니다.
그래도 조금은 감명을 준 영화
솔직히 스토리의 짜임새나 액션 장면은 크게 인상적인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루가 필립을 부둥켜 안고 "미안하다 아가야"라고 사죄하며, 빗발치는 총알을 함께 받아내는 마지막 모습은 조금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슬픈 장면이었습니다. 둘 사이의 얽혀있던 실타래가 풀리는 순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엄마의 그 마지막 말에 오열하는 필립의 마음이 헤아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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